전북일보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만나다…'수행을 담은 描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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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5-04-25 10:48본문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만나다…'수행을 담은 描法'

박서보는 국내 미술사에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서양의 모노크롬, 일본의 모노파에 빗대 불러졌던 한국의 단색화를 그 자체로 인정받게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화풍으로 자리 잡은 단색화는 2010년대 박서보, 이우환의 단색화가 세계를 휩쓸며 주목 받았다. 절제된 색과 넓은 여백, 반복된 작업과 독특한 물성을 한두 가지 색으로 표현한 작품은 세계무대에서 독자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사물이나 생물, 풍경 등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는 구상미술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은 듯 보였을 정도였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관장 한리안)에서 단색화 거장, 박서보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의 앵포르멜(informel‧비정형의) 미술 운동의 구심점이자 단색화를 이끈 화백의 화업을 아우르는 ‘수행을 담은 描法(묘법‧Ecriture) 박서보’ 전을 6월 10일까지 연다. 월요일 휴관.

화백의 대표 연작 ‘묘법’은 거장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선 긋기는 목적 없는 반복 행위로 동양적 세계관에 기반한 내적 수양과 수신(修身)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보이는 판화작품은 묘법 연작들이다.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지 섬유를 캐스팅해 실리콘 젤몰드로 주조한 후, 에어브러시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시킨 작품은 화백의 독창적인 기법을 보여준다.
“단색화는 목적 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존재와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예술”이라 정의한 화백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박서보의 작품세계를 톺아보며 한국미술사의 층위를 두텁게 다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리안 관장은 “박서보 작품의 중요한 매체인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박서보 개인전”이라며 “묘법 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은 것으로 인간의 고뇌와 비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박서보 화백은 지난 2023년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1931년 경북 예천 출생인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렸다. 그는 어린 둘째 아들의 낙서에서 착안한 묘법에 50여 년을 집요하게 매달리며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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