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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일보 "한국적 미학과 현대적 추상의 만남"…단색화 거장 박서보 기획전 '수행을 담은 描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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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5-04-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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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4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커다란 벽면에 붉은 색, 노란 색, 연두 색의 사각 프레임이 붙어 있다. 다가서면 세로로 나열된 선이 보이고, 때로는 한지 질감의 바탕에 기하학적 무늬도 나타난다.  

전주 객리단길 차이나거리 서문교회 앞에 자리잡고 있는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 10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박서보(1931-2023) 작가의 개인전 '수행을 담은 描法(묘법)'이 펼쳐지는 풍경이다.

이 곳에서 미술계의 이단아로 등장해 결국에는 화려하게 한 시대를 이끈 단색화의 거장인 박서보의 작품을 6월 10일까지 만날 수 있다. 유명했지만, 전북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그의 개인전이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 기획했다.

생전에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라고 말했던 박서보 작가는 목적 없는 반복 행위를 통해 마음에 쌓인 것들을 비워 마침내 하나의 일체를 이루는 수행과도 같은 묘법의 연작을 통해 삶의 본질을 찾고자 고민한다. 


'앵포르멜 미술 운동의 선구자'로 불리는 박서보의 판화 작품들이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 추상미술로 승화시킨 예술 방정식이기도 하다. 

1970년대 한국에서 시작된 추상미술의 한 흐름인 단색화는 서양의 추상 표현주의와는 다른 동양의 철학적 세계관과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내적 수양과 미감을 탐구했다. 그는 단순한 색 사용이 아닌,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존재와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예술로 단색화의 정체성을 정의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판화 작품도 그의 대표 연작 '묘법(Ecriture)'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계적인 변화를 겪으며 박서보의 개인적, 철학적 여정을 반영한 다양한 작품들이다.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지 섬유를 캐스팅해 실리콘 젤 몰드로 주조한 다음 에어브러시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되었다.


1955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당시 미술계 유일의 등용문이었던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돌을 던져 한국에서 '앵포르멜 미술'의 가치를 내세웠던 박서보가 이끈 단색화는 2010년대에 와서 화려한 절정의 꽃을 피웠다.

특히 80년대 이후 한지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인 박서보의 작품들이 한지의 고장인 전주에서 시민들과 마주하는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을까. 2023년 10월 92세로 세상을 떠난 그는 한국적 미학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미술의 독창적 정체성을 정립한 거장으로 평가된다.

아트이슈프로젝트 한리안 대표는 "한국 전통 문화와 현대성을 융합한 독창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박서보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관람시간은 전시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무료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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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민일보(http://www.jeon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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