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4인의 작품을 한 곳에서…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상처, 그 너머’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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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2회 작성일 25-04-25 10:56본문
초기 추상회화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하던 김창열(1929-2021)은 1972년부터 작고하는 순간까지 물방울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물방울 화가’로 불린다. 물방울 작품 중에서도 70년대에 제작된 것을 최고의 수작으로 여기는데, 실제 미술시장에서의 선호도나 가격 면에서도 상당한 우위를 점한다. 이 시기 제작된 물방울은 이후에 제작된 것보다 유독 영롱하고 맑은 형태를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예상 판매가만 4억원에 달하는 김창열의 물방울 초기작품(1973)을 포함해 7억원 상당의 박서보(1931-2023) 묘법시리즈, 생존작가 중 가장 주목받는 오세열, 하종현 등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린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전라감영2길 43)는 9월 18일까지 두달간 이들 4인의 작품 총 22점을 선보이는 ‘상처, 그 너머’ 기획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형식으로 존재할 뿐’이라는 명제처럼, 이들의 작품을 통해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껴안으며, 그 너머로 나아가는 예술의 여정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각언어를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전쟁, 시대의 격동, 실존적 결핍을 통과하며 ‘치유와 성찰’을 향한 회화적 수행을 이어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박서보의 선은 멈춤 없는 인내의 반복 속에 사유를 낳고, 김창열의 물방울은 삶의 고통을 투명하게 봉인한 시각적 명상이며, 하종현의 물질은 캔버스를 관통해 존재의 저편으로 스며들고, 오세열의 긁힘과 낙서는 유년의 순수와 상처의 흔적을 중첩시킨다.
이들은 물감과 붓, 긁기와 쌓기, 반복과 명상이라는 형식 속에 상처를 녹여내고, 마침내 그 너머의 침묵과 평화에 다다른다. 각기 다른 형식과 색채를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예술의 길로 끝없이 갈망하는 수행자들이다. 회화는 이들에게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존재를 가다듬고 삶을 회복하는 방법이었다.

이번 전시는 네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개인과 시대, 기억과 상처, 침묵과 구원의 지층을 보여준다. 상처는 더 이상 아픔이 아닌 삶을 증명하는 시간의 무늬이며, 그 너머는 고요하고도 단단한 예술의 공간이 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의 한리안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과 우리 시대가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 김창열, 박서보, 오세열,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개인과 시대의 깊은 흔적이 어떻게 형식과 물성, 정신의 회화로 승화됐는지를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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